
냄비에 불이 끓고 있다
다소곳이 눈물 흘리다
더운 짜증도 뿜어내고
열받은 뚜껑 들썩거렸지만
외면했더니
투덜대며 계속 부글부글
약을 쓰며 부르지만
모른 채 했다고
속이 새까맣게 멍들었다
뒤늦게 불 끄고 찬물 쏟아 보지만
바닥에 검게 탄 원망
요지부동 두텁다
철 수세미로 닦고 문질러도
앙금이 지워지지 않고
늘어붙어 앙칼지다
이젠 녹과 한숨이 슬은 냄비
버릴 수도 없고 다시 쓸 수도 없다
그렇다고 새 냄비는 언감생심
엎어진 지난날
지워지지 않는 얼룩
들고 일어서며 닥치니
부글부글 끓는 속에
갈비가 울고 있다

김충래 시인
2022년 <</span>미네르바> 등단
시집『눈물 사용 시 주의사항』
(박용진 시인/평론가) 어떤 결과에 이르거나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많은 대립과 경계가 생성된다. 냄비에 요리를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끓이면서 눌어붙기도 하고 시커멓게 타버린 원망이 남기도 한다.
비등沸騰의 사전적 의미는 액체가 가열되어, 그 증기압이 주위의 압력보다 커져, 액체의 표면과 내부에서도 기화하는 현상을 이른다는 뜻이지만, 시인의 시적 의미는 물이 끓듯 떠들썩하게 일어남을 말하고 있으리라.
비록 험난하고, 녹과 한숨, 남은 앙금의 얼룩으로 눈물이 날 수도 있겠지만 '갈비'라는 요리를 완성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뜻하는 바를 이루기 위하여 도달점에 다다르는 이야기를 시인에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