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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1-08 0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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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배경으로 웃고 있었지 지워지지 않는 입가와 눈주름 손가락으로 만졌어 고인 울음의 깊이 알고 싶었어 알고 싶은 게 많은 날은 우물 있는 마당, 후박나무 이파리 노랗게 바닥으로 쏟아졌지 불두화는 소리 소문 없이 피었다가 사그러졌지 우. 우 입간판 흔들어대면서 겨울이 오기도 했어 바라보는 곳마다 무지개 뜨던 날, 무지개다리 건너 너를 만나러 가던 날, 별자리들 먹구름 뒤로 숨었지 검은 강 헤엄치는 물고기 날개 돋는 소리, 강둑으로 뿌리 뻗는 마른 들풀 거친 호흡, 사라지는 웃음에서 퍼지던 냄새 기억해

 

 






도복희 시인

 




2011년《문학사상》으로 등단했다

시집『그녀의 사막』『바퀴는 달의 외곽으로 굴렀다』『외로움과 동거하는 법』『몽골에 갈 거란 계획』

현재 동양일보 취재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박용진 시인/평론가] 애정하던 반려동물이 죽음을 맞이하면, '무지개 다리 건너'라는 표현을 쓴다. 이 말은 스코틀랜드의 작가 에드나 클라인 레키가 1959년 발표한 시「무지개 다리를 건너다」(cross the rainbow bridge)에서 유래한다.

 

에드나의 작품에서는 "둘은 행복으로 서로를 끌어안고 다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오래도록 함께 했던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슬픔이 컸음을 알 수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면, 인간보다 수명이 짧은 그들의 죽음을 지켜보게 된다. 사람의 죽음에 비해 슬픔의 다를 수도 있지만, 무능력한 채, 지켜봐야만 하기에, 편차가 큰 고통을 겪게 된다.

 

도복희 시인의「냄새의 기억」에는 불두화와 노랗게 물들었다가 바닥에 쏟아진 후박나무 이파리, 우물의 기억이 등장한다. 추억의 상징이자, 마당 한켠을 차지한 우물은 어두워서 깊이를 가늠하기 힘이 드는 특성은, 주관적 슬픔의 차이를 뜻하리라.

 

발달하는 물질 문명과 더불어 우물은 점점 사라져서 도심에서 찾기는 어렵다. 지난 기억에서 머물 뿐이다. 무지개 다리와 우물은 시인의 슬프고 아쉬운 감정을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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