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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1-26 17:2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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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 시인

  [유영희의 共感同感]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한파가 심한 오전 한 사람의 부고를 들었다. 예순을 맞는 나이에 극심한 암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홀연히 세상과 이별을 했다. 다음 세상에서는 평안하기를 바라는 인사를 하며 인연을 지운다. 돌아오는 길 바람이 마른 풀들과 허공에 매섭게 맴돈다. 자꾸 마음과 몸이 움츠려드는 것은 꼭 추위 탓만은 아닐 것이다.

 

최강 한파 소식에 전통 시장 토박이 장사꾼인 언니도 여간해서 문을 닫지 않는데 이참에 며칠 야채 전을 열지 않았다. 모처럼 가까이 사는 동생들을 불러 배추전을 부치고 막걸리를 사서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 세월을 머금은 얼굴이 되고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막내인 나도 오랜 감기를 보태며 앓는 소리를 보탠다.

 

우리 앞에 남은 시간은 예측할 수 없다. 운명의 수레가 굴러가는 데로 갈 뿐이다. 이런 사실을 늘 깨닫고 살다보니 누굴 미워하거나 시기하는 마음도 없다. 하루하루의 시간에 감사하는 마음만 커진다.

 

56억 홍콩달러 자산가인 주윤발의 말이다. “이 돈은 내 것이 아니다. 당분간 맡아둘 뿐이다. 내 꿈은 행복하고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 내 삶에서 중요한 것은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고 남은 인생 단순하게 사는 것이다.”라고 ‘지금도 이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주식과 코인과 같이 한방 대박인생을 꿈꾸는데 온 에너지를 집중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안된 생각이 든다. 그들은 행복을 물질에만 두고 있기에 작은 행운 따위는 감사한 마음을 잊고 산다.

 

정돈된 작은 방 따스한 이불속에 종일 차가운 몸을 누이는 저녁의 휴식, 여기에 호호 불어 마시는 뜨거운 차가 더하면 행복은 절정이 된다. 그리고 밤을 설치도록 괴롭던 기침이 잦아들고 조용한 숨소리를 듣는 평온함이야 말로 아파본 사람의 심정이 되고서야 그 행복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세상 모든 것들이 혹독한 계절을 견디고 있다. 어느 누구의 떠남은 떠난다는 말만으로도 숙연해지고 슬픔이다. 먼 훗날 우리들도 그 때에 놓여 떠나갈 것임을 안다.


떠나고 소생하는 원리를 모르는 바가 아니니 우리가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겨야할 것들에 대해 신중해볼 필요가 있다. 가치관을 물질에 두지 않고 진정 자신이 행복하게 세상과 타협하며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우선에 두는 현명함을 가져야 할 것이다. 잘 살다, 잘 가는 일이 참 어렵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정말 쉬운 일이라는 걸 곰곰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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