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숨 돌리는 2월의 길목,
겨울은 아직 돌아서질 못하고
차가운 숨을 몰아쉰다
굳은 땅 위에 남은 발자국들
지나온 세월만큼 깊어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다
말없이 견뎌온 날들이
그 자리에 고여 있고
버텨온 시간들은
눈처럼 내려 쌓였다, 녹기를 반복하며
마음의 살을 베고, 다시 살을 덧대며
하루하루 다독여 왔다
멈춰 서서 돌아보니
고통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숨을 고르고 있었을 뿐,
나 또한 그 곁에 서서
조용히 나를 받아들인다
아직 초록의 봄은 멀지만
이 멈춤 위에
다음 걸음을 올려놓는다
2월의 바람을 품으며
ㅡ 강희수 시인
시집『껍데기1』, 『껍데기2』로 작품 활동
동인지『녹색』, 『시 숲의 시 향기』
여주세종문학회
(박용진 시인/평론가)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고통을 받으며 살고 있으며,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고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몸이 아파서 받는 통증부터 인간 관계성의 어긋남이 주는 정신적 고통까지 아픔, 괴로움 등 셀 수 없이 많다.
고통의 원인은 '나'에서 비롯하기도 하지만 외부 요인으로 인한 원인까지 다양한 이유가 있다.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서는 많은 철학, 종교적으로 접근한, 인간의 노력이 있었지만 개인적, 환경적인 요인으로 쉽지는 않다.
미국의 시인 캐시 박홍은 "우리가 말하는 것보다 우리가 말하지 않는 것에 의해 충전된다".라고 했다. 스스로가 감내하고 헤쳐갈 때 고통을 헤쳐가기 용이하다는 뜻과 같으리라. 말없이 견뎌낸다는 시인의 전언을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