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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3-05 10: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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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킨 말들이 하도 많아서 며칠이나 속이 허했다

따뜻한 밥상을 내어준다는 말에

미련한 눈을 꼭 쥐고 당신을 찾았다

 

밥상은 방 하나만큼 컸고

당신의 손을 닮은 그릇은

해 하나만큼 환했다

 

설거지를 좋아한다는 말에 덜컥

그런 사람이 어딨는가 하고

이에 물었다가

손가락을 접어 말을 삼켰다

 

당신도 아낄 것이 없는 모양이었고

당신도 내어줄 것이 없는 모양이었다

 

산 같은 기와를 이고 살아도

어느 한 곳 반듯한 구석이 없었다

친애를 세다가 손가락을 접었고

경탄을 담다가 손가락을 접었다

반듯한 당신의 눈을 보고야

쥔 손을 놓을 수 있었다

 

며칠은 배가 불렀다

당신이 차린 밥상이 그렇게 좋았다

열 손가락을 모두 펼쳐도

그 밤의 안식을 모두 세지 못했다

그 밤의 기도를 모두 세지 못했다

 

 

 







노창원 시인

 




경기도 여주 거주

오전열詩 동인

 

 

 

 





(박용진 시인/평론가) 작품「성찬聖餐」의 사전적 의미는 종교적인 살과 피의 포도주와 공양하는 음식을 뜻하지만, 시적 의도는 잘 차린 밥상을 의미한다. 작품의 저류(底流)에는 고마움이 배경함을 알 수 있음은 시인의 시작 노트에서 여주에 위치한 서문재에 모였던 시간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다.

 

서문재는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이자 사택임에도 선뜻 내어준 공간과 먹거리에 대한 고마움이, 그곳에 다시 가고 싶다는 의중을 떠올리게 한다. 고마움의 자세는 관계 형성의 동기로서 기능하고 감사와 존중을 통해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며, 성장하는 태도와 연결이 되기에 조금씩 변하며 도래할 미래의 긍정적인 요소로 작동한다.

 

고마워하면 고마운 현실이 생긴다고 했던가, 시를 쓰는 동인들의 따뜻함과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에 설레임이 저절로 따라온다.

 

미래지향적인 회상과 인식을 자신의 의식 속으로 종합하고 통일하는 작용인 통각(統覺)의 작품에서, 다소 진중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성聖과 찬餐'이라는 말이 건네는, 미학적이고 편안한 시간은 앞날에 대한 희망의 기록이자 편안함의 층위를 생성함을 알 수 있다.

 

회원들과 함께 함에, 소소함에서 묻어나는 고마움의 낱낱을 떠올리게 이끄는 시인의 작품을 다시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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