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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10-25 15:33:04
  • 수정 2016-10-25 15: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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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가을입니다.


발끝까지 풀려버려 허한

빛으로 흩날리고 있군요.


발 밑에

흔적처럼 남은

물이나 쓸쓸함.


기댈 곳 없는 나는 재채기를 쏟아냅니다.

그동안 기대던 가난한 식구와 낡은 가구와

해골같은 한 편의 시를 버리고 등언저리를 모두

비워놓았읍니다.

아무 한 일 없이, 누구도 만날 일 없이 가을과 나는

한몸이어서 다 해진 하늘, 마른 햇볕은 자꾸 쏟아냅니다.

스물스물 빠져나가던 가을은 다시 무엇이 되어 누렇게

시들어가고 있는지 어디들판에라도 적시고 있는지 선천성

약질인 폐를 부풀리는 나무 곁에 누워 있는지.

두리번대도 온통 가을뿐이예요. 씌어질 때 씌어지더라도

씌어지지않는 단 한줄 우리 고통, 안녕!












(노향림 詩人)



전남 해남 출생. 중앙대학교 영문과 졸업.

1970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K읍 기행’, ‘눈이 오지 않는 나라’,

‘그리움이 없는 사람은 압해도를 보지 못하네’,

‘후투티가 오지 않는 섬’, ‘해에게선 깨진 종소리가 난다’, ‘바다가 처음 번역된 문장’ 등이 있음.


대한민국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이수문학상, 인산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혜산 박두진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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