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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협치의 이름으로 포장된 권력관계, 의회의 독립성과 긴장관계를 잊어서는 안 된다”
  • 기사등록 2026-06-12 13: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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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섭 안성시의회 운영위원장

   [기고 = 최호섭 안성시의회 운영위원장] 안성시가 새롭게 당선된 도·시의원들을 초청해 「업무 공유 워크숍」을 개최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안성시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당선인을 초청했다는 점은 사실이다. 또한 현재 안성시 정치지형은 경기도의원 전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고, 시의회 역시 8석 중 민주당 5석, 국민의힘 3석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참석 대상이 누구였느냐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집행부와 의회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느냐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지방자치에서 집행부와 의회는 협력의 대상인 동시에 견제와 균형의 관계에 있다. 의회는 집행부의 정책을 검증하고 예산을 심사하며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 선거 직후부터 집행부가 의원 당선인들을 초청해 업무를 설명하고 정책 방향을 공유하는 모습은 자칫 의회를 행정의 협력 파트너 정도로만 인식하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특히 다수당이 행정부와 정치적 성향을 같이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겉으로는 ‘협치’, ‘소통’, ‘상생’이라는 아름다운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각은 다를 수 있다. 행정과 다수 의회가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반복될 경우, 소수 의견과 비판 기능은 자연스럽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는 다수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3명의 국민의힘 시의원이든, 1명의 무소속 의원이든, 의회에 입성한 순간 모두 시민의 선택을 받은 동등한 대표자이다. 의석수가 적다는 이유로 발언권이나 영향력이 축소되어서는 안 되며, 집행부 역시 다수당 의원과 소수당 의원을 구분하지 않고 동등하게 존중해야 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행사들이 의도와 무관하게 만들어내는 상징성이다.

 

집행부가 의원들을 초청하고, 정책을 설명하고, 향후 방향을 공유하는 모습은 자칫 의회가 집행부의 정책에 협조하는 구조처럼 비춰질 수 있다. 그러나 의회의 본질은 협조기관이 아니라 감시기관이며, 견제기관이다.

 

견제와 긴장관계가 사라진 협치는 건강한 협치가 아니다.

 

진정한 협치는 서로 불편한 질문을 할 수 있고, 때로는 강하게 비판할 수 있으며, 그 과정 속에서도 시민을 위해 협력하는 것이다. 비판 없는 협치는 순응에 가깝고, 견제 없는 협치는 권력 집중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안성시는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협치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의회의 독립성과 권위를 존중하고, 다수와 소수를 가리지 않는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며, 시민이 부여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훼손되지 않도록 더욱 신중한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협치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존중이며, 소통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권력 간 적절한 거리 유지이다. 민주주의는 그 긴장감 위에서 건강하게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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