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사람을 잇다’ 주제로 문학과 음악·공연 한자리…문인과 시민이 함께 만든 아름다운 예술의 시간김보라 시장 “어려운 시기마다 문인들은 늘 힘이 되어줘”…문학의 위로와 힘 강조
[우리타임즈 = 김영식 기자] 한 편의 시가 마음을 두드리고, 한 소절의 노래가 추억을 불러내며, 서로 다른 삶의 이야기가 하나의 무대에서 만났다.
(사)한국문인협회 안성지부 조현광 지부장 )가 주최한 ‘제28회 안성예술제-문학, 사람을 잇다’가 지난 29일 문인과 시민,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함께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예술제는 문학을 중심으로 시 낭송과 성악, 변검, 가요, 편지글 낭독, 합창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한 무대에 담아냈다. 특히 문인들만의 행사를 넘어 시민들이 직접 무대에 참여하면서 문학을 통해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잇는 소통과 화합의 장으로 꾸며졌다.
본행사에 앞서 지난 8월 4일부터 14일까지 안성맞춤 유기와 시가 만나는 ‘유기시화전’이 열려 안성의 전통문화와 문학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풍경을 선보였다. 유기의 단단한 빛과 시의 섬세한 언어가 만나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문화적 감흥을 전했다.
○ 실버합창단의 하모니로 시작된 무대
이날 공연은 안성시 실버합창단(단장 장선영 외 32명)의 아름다운 합창으로 시작됐다.
실버합창단은 「얼굴」, 「기다리는 마음」, 「봄처녀」, 「임이 오시는지」 등 정겨운 가곡을 선보이며 행사장을 따뜻한 음악으로 물들였다.
32명의 목소리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순간, 무대에는 오랜 세월을 살아온 사람들의 깊이와 서로를 배려하는 아름다운 화음이 더해졌다. 객석에서는 노래가 끝날 때마다 힘찬 박수가 이어졌다.
합창으로 열린 무대는 이날 예술제가 지향하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문학과 예술’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 시의 언어가 목소리를 만나다
이어 안성문인협회 회원들의 시 낭송이 펼쳐졌다.
장지선 시인은 최영미의 「선운사에서」를, 김순자 시인은 박두진의 「청산도」를 낭송하며 시어 하나하나에 깊은 호흡을 불어넣었다.
종이 위에 머물러 있던 시는 낭송자의 목소리를 통해 살아 움직였다. 시인이 바라본 풍경과 삶의 감정은 객석에 앉은 관객들의 기억과 만나 저마다의 이야기로 다시 피어났다.
이어 팝소프라노 손지은이 「넬라 판타지아」와 「챔피언스」를 선보이며 깊고 풍성한 음색으로 무대를 채웠다. 시의 언어가 음악의 언어로 확장되면서 공연장은 한층 깊은 감성으로 물들었다.
○ 시민도 시인이 되는 시간…문학의 문턱을 낮추다
이번 예술제에서는 시민들의 참여도 돋보였다.
대덕면 외평리에 거주하는 시민 정희철씨는 도종환의 「담쟁이」를, 아양동 신원아침의도시 거주 시민 정점화씨는 박두진의 「하늘」을 낭송하며 시민과 문인이 함께하는 무대를 만들었다.
문인들이 써 내려간 시를 시민들이 직접 목소리로 전하면서 문학은 특정한 사람들만의 예술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과 감정을 담아내는 언어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이어 방송인 김교생의 변검쇼가 무대에 올라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화려하고 빠른 변검의 변화가 이어질 때마다 객석에서는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다시 시의 시간이 이어졌다.
하종성 시인은 이육사의 「광야」를, 김순희 시이은 박두진의 「어머니에게의 헌시」를 낭송하며 문학적 울림을 더했다.
○ 노래와 편지에 담긴 삶의 이야기
가요 무대에서는 이세환희 가수가 「비처럼 음악처럼」을 열창했으며, 서휘라 가수는 가요 메들리로 객석의 흥을 돋웠다.
노래가 흐르는 동안 공연장은 잠시 일상의 공간을 벗어나 추억과 감성이 머무는 공간으로 변했다.
이어 안성3동 시민이자 장애인협회 김우상 회원이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글을 낭독해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화려한 공연 사이에 자리한 진솔한 편지글은 오히려 더욱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한 사람의 감사가 객석에 있는 또 다른 사람의 기억을 건드리며, 글과 말이 가진 따뜻한 힘을 보여줬다.
○ 김보라 시장 “어려운 시기마다 문인들은 늘 힘이 되어줘”
이날 조현광 안성지부장은 환영사를 통해 “문학을 한 걸음 더 가까이서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친밀한 예술제가 되길 바란다”며 시민과 문인, 예술인들의 참여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어 김보라 안성시장은 축사를 통해 문학과 문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해온 역할을 강조했다.
김 시장은 8월 29일이 경술국치일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잠시 언급하며, 어려운 역사의 순간마다 문학과 문인들이 우리 사회에 힘과 위로를 전해왔다는 점을 되새겼다.
특히 “어려운 시기마다 문인들은 늘 우리에게 힘이 되어줬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하며 시민들의 삶 가까이에서 문학으로 위로와 희망을 전해온 지역 문인들의 역할을 격려했다.
이어 문학과 예술이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더욱 가까이 호흡하고 지역사회에 따뜻한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며 예술제 개최를 축하했다.
윤종군 국회의원도 축사를 통해 안성이 가진 문학적 전통과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격려하며 문화예술이 지역사회에 더욱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했다.
소희경 안성시의회 의원 역시 축사를 통해 제28회 안성예술제 개최를 축하하고, 시민들이 문학과 예술을 보다 가까이에서 만나고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문화예술의 장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했다.
○ 32명의 하모니에서 색소폰 선율까지…아름다운 피날레
공연 후반부에는 거북이공연단(단장 김진식 외 7명)이 올랐다. 거북이공연단은 흥겨운 색소폰 연주로 공연장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익숙한 선율이 울려 퍼지자 객석에서는 자연스럽게 박수가 이어졌고, 단원들의 힘찬 연주는 제28회 안성예술제의 마지막을 활기차게 장식했다.
시작을 알리는 실버합창단의 따뜻한 하모니와 거북이공연단의 흥겨운 색소폰 선율은 서로 다른 색깔의 음악이 하나의 무대에서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냈다.
○ 문학은 결국 사람에게 닿는 일
이번 예술제는 화려한 무대의 규모보다 사람이 사람에게 건네는 마음에 초점을 맞췄다.
유기 위에 시를 올리고, 시를 목소리로 전하고, 그 목소리를 음악이 감싸고, 시민의 이야기와 노래가 다시 무대를 채웠다.
문학은 혼자 쓰는 일이지만 혼자 완성되는 예술은 아니다. 누군가 읽고, 누군가 듣고, 또 다른 누군가 자신의 삶을 떠올릴 때 비로소 시는 사람의 마음에 닿는다.
○ ‘문학, 사람을 잇다.’
제28회 안성예술제가 보여준 것도 바로 그 힘이었다.
한 편의 시가 사람을 만나고, 한 사람의 마음이 또 다른 사람에게 닿으며, 그렇게 이어진 마음들이 하나의 예술이 됐다.실버합창단의 하모니로 시작해 시와 노래, 변검과 편지글을 지나 거북이공연단의 색소폰 선율로 끝난 이날의 무대는 문학과 예술이 시민의 삶 속에서 서로를 끌어안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그렇게 ‘문학, 사람을 잇다’라는 제목은 단순한 행사명이 아니라 이날 무대를 관통한 하나의 문장이 됐다.
○ 시가 사람을 만나고, 음악이 마음을 어루만지고, 예술이 그 사이를 이어준 시간.
제28회 안성예술제는 안성의 문학과 문화예술이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현재를 보여주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