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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02-03 17: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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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 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金盞花)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 여자의 건강이 , 아니 내 건강도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본다.












윤동주 詩人




1917년 만주 북간도 출생.

연희 전문학교(현 연세대)를 거쳐 일본에 유학

1943년에 독립 운동의 혐의로 일본 경찰에 검거.

1945년 일본 규슈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

1948년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발간

1990 대한민국 건국훈장 독립장

1999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20세기를 빛낸 한국의 예술인’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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