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새 어둠을 퍼 올렸을 고단한 숲은
속살 덮은 안개 걷히기도 전
이방인에게 말없이 몸을 내어준다
묵직한 삶의 무게에 밟히는
자갈들이 놀라 잠에서 깨어 고요를 뒤집고
밤의 적막을 이겨낸 새들은 이파리 궤적을 흔든다
어둠의 메마름 쥐어짜 움튼 새벽이슬은
길가의 푸른 잎사귀마다 조롱조롱 매달려
무거웠던 발걸음 가벼이 씻겨준다
개망초가 너무도 하얗게 웃어주고
엉겅퀴 어디서 왔는지 묻지 않고 비켜서 주고
질경이는 어서 밟고 가라 숲길에 드러누웠다
새벽 숲길이
이제 환한 기쁨처럼 다정해지고 있다.
[안균섭 시인]
·전북 출생 ·한국미소문학 등단
·한국문인협회 오산지부 사무차장
·한국미소문학 경기지회 지회장
·2013년 한국문인협회 경기도지회 신인문학상
·2014년 한국미소문학 신인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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