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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선생님 엄마는 가족이에요” - 한국청소년복지문화원 안성중앙위원회의 아름다운 동행
  • 기사등록 2017-09-24 22: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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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나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선생님’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엄마, 아빠, 동생, 언니, 오빠 중 한 명이라고 대답할지 몰라도 나는 그 모든 가족의 모습을 한‘선생님’이 가족이다. 때로는 가르쳐주는 선생님, 때로는 잘못을 혼내주는 아빠, 때로는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언니, 나쁜 사람들을 물리쳐주는 용감한 오빠, 내가 가슴에 망치질을 해대도 나쁜 말, 못되게 굴어도 화가 나서 집을 나갔다 들어왔어도 ‘밥 먹었니’라는 말을 해주는 엄마. 인생에 있어서 ‘가족’이라는 중요한 일부분의 역할을 해주시는 선생님이 있었기에 나는 남부러울 것 없는 아이로 자란 것 같다.’

<리라아동복지관에 걸린 한아이의 ‘선생님’이란 제목의 글 일부.>



▲ (사)한국청소년복지문화원 안성중앙위원회 회원들과 원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23일 6.25전쟁 중에 전쟁고아들을 모아서 공부를 가르치던 직업학교로부터 시작되었다는 리라아동복지관에 (사)한국청소년복지문화원 안성중앙위원회(회장 유효근) 회원들의 손에는 30여명의 원아들이 덮던 여름이불들이 쥐어졌다.


경기도 적십자에서 지원한 2대의 세탁차량을 오르내리는 한국청소년복지문화원 회원들의 이마엔 송글송글한 땀방울이 하나둘 맺히고, 교육실 한쪽에선 김복영 마술사의 공연에 빠진 아이들의 환호성이 복지관을 휘돌았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총 32명의 원아 중 인근 행사장에 참여한 초·중·고 원아를 빼고 남은 18명의 미취학 원아들과 그들의 엄마, 아빠가 되어주고 있는 생활지도원 선생님들의 식사는 대림동산 내 중국음식점 자금성을 운영 중인 '자장면 천사'로 불리는 최복천 대표로부터 자장을 후원받아 한국청소년복지문화원 안성중앙위원회 여성회원들이 준비하고 있었다.


어린아이들이라 식당을 이용할 수 없어 회원들은 아이들 숙소에 자장밥을 차려냈고 이어 식사도우미로 나서 잠깐 동안 그들의 엄마, 아빠가 되어 주었다.


필자역시 회원들과 함께 2세 이하 아이들이 생활하는 숙소로 향했고, 젊은 복지사 선생님엄마(미혼이라 함)는 늘 그랬던 것처럼 능숙하게 아이들을 한명씩 식사자리로 앉히고 식사를 시작했다.



▲ 회원들이 30여명의 원아들이 덮던 여름이불들을 경기도 적십자에서 지원한 2대의 세탁차량에 넣고 있다.


▲ 한 회원이 식사도우미로 나서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필자는 복지사를 대신하여 회원들이 식사를 돕고 있는 동안 ‘아이들이 시설에 오게 된 이유’를 묻자 온통 땀범벅이가 된 그녀는 “이곳 아이들은 경제적인 능력들이 없거나 주위의 불편한 시선 등 불가피한 이유로 부모로 부터 길거리에 버려지거나 생명을 잃은 부모의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생명보호 장치인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이들이 대다수에요.”라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한해 2백여 명의 아기들이 베이비박스에 버려지고 있고 아이를 버리는 이들은 대부분 미혼모들이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해외로도 입양된다고 해요.”라며, “그래도 이곳에 온 아이는 성인이 될 때까지 돌봄을 받아서 다행이에요”라고 덧붙인다. 

 

회원들이 떠먹여주는 밥을 꺼림 없이 받아먹는 아이들은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게 밝고 순수했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는 여성회원 몇몇은 눈가가 붉어졌다.


함께 자리했던 (사)한국청소년복지문화원 안성중앙위원회 유효근 회장은 “이곳에 몇 번 왔지만 올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그렇지만 아이들을 통해 보람을 얻는 것은 오히려 봉사자들”이라며. “지역의 아동과 청소년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라 아동복지관 관계자는 “나누고 베풀 줄 아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은행 080-380806-01-003 리라아동복지관으로 후원이 가능하며, 궁금한 사항은 031- 653-3281~2번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언급한다.


봉사가 끝날 무렵 필자는 ‘성숙’이란 낱말을 생각해냈다. 물론 본 의미와는 다르겠지만 거짓, 욕심, 시기심 그리고 무책임 이런 것들의 상실. 이것을 성숙의 의미로 끄집어냈다. 리라 아동복지관을 나서자 순결한 하늘을 품은 선한 바람이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를 자꾸만 자꾸만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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