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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4-23 16: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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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민들, “오·폐수 방류 문제 용인시에서 자체 해결할 것”

백승기 도의원 “안성시민 무시한 행위, 사과부터 먼저 하라”

김보라 시장 “오염문제 협조 요구는 무례한 일”


▲ 4월 22일 오후 2시 안성맞춤아트홀에서 열린 용인 SK하이닉스 반도체산단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공청회에 참석한 안성시민들은 처리 수 한천 방류 계획에 반대하며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타임즈 = 김영식 기자] 4월 22일 오후 2시 안성맞춤아트홀에서 열린 용인 SK하이닉스 반도체산단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공청회에 참석한 안성시민들은 처리 수 한천 방류 계획에 반대하며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용인일반산업단지㈜가 2024년까지 처인구 원삼면 일원 448만㎡에 1조7천904억원을 들여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과 장비 및 소재 협력사들 중심의 ‘협력화 단지’를 세우는 초대형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다.

 

하지만 사업 계획에 일일 발생 오·폐수 61만여㎥ 중 하수처리 과정을 거친 처리 수 37만여㎥를 용인에서 안성으로 이어지는 한천으로 방류하는 내용이 포함되자 안성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어 이번 공청회는 사업 정상화 추진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 공청회에 참여한 안성선출직 공무원들(앞줄 왼쪽부터 안정열 안성시의회부의장, 신원주 의장, 김보라 시장, 유광철․반인숙․유원형 시의원, 두칸 뒤쪽 백승기 도의원, 한칸 뒤쪽 박상순시의원)


이날 공청회에는 김보라 안성시장과 신원주 안성시의회 의장, 백승기 경기도의원, 안정열․유광철․유원형․반인숙․박상순 시의원, 협성대학교 이상문 교수, 안성 주민 대표 패널, 산업단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사업 시행자인 SK측은 첫 순서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에 대한 준비 자료가 발표됐다. 구체적인 사안으로는 ▲사업의 개요 ▲전력공급계획 ▲재해영향 검토 ▲사업지구내 페기물처리시설 설치 등의 항목을 담아 설명했다.

 

이후 공청회의 사회(주재)자로 나선 이상문 협성대교수는 “본 공청회는 환경영향평가법 제25조 및 동법 시행령 제 40조 규정에 따른 것으로 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 대한 주민 의견수렴 절차로, 사업과 관련해 주민들은 어떤 주장을 갖고 있는지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안성 주민 대표 패널들과 방청석에서 나오는 의견개진은 법적인 효력을 지닐 수 있다.”며 공청회를 이끌었다.

 

시민 패널들과 방청객…폐수방류 결사반대 vs 사업자 측 “방안모색 중”

 

▲ 안성패널(왼쪽부터 이광선 양성면 구장리 이장, 소병두 미양면 이장단 협의회장, 황상열 양성면 노곡2리 이장, 박세흥 대덕면 이장단 협의회장, 김사욱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관계자, 이철주 고삼면 친환경학교급식 출하회장, 유성재 안성시 고삼면 새마을어업계 회장, 허근 안성시 이통장협의회장)


이에 우선 주민 대표 자격으로 패널 석에 앉은 유성재 안성시 고삼면 새마을어업계 회장은 “이번 사업으로 용인이 혜택을 가져가는 만큼 오염물질도 용인시에서 처리해야 한다.”며 “왜 오폐수를 청미천이나 진위천이 아닌 고삼저수지와 한천으로 방류하는 계획을 세웠느냐? 용인시는 수질오염 총량제 탓에 처리 수를 관내 방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환경부와 협의해 수익자 부담 원칙에 의거해 용인에서 발생한 오·폐수는 용인에서 처리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방청석에 있던 비상대책위원회 김영훈 위원장은 “공청회가 열려서는 절대 안 된다.”라며 “비대위에서 아직 처리하지 않은 내용도 있는데 일방적으로 날짜를 통보했으며, 특히 SK측 관계자와 용인시 공무원도 참석하지 않은 만큼 이번 공청회는 무효”라고 지적했다.

 

세 번째 의견을 개진한 이철주 고삼면 친환경학교급식 출하회장도 “친환경 농업을 한 지 30년 된 고삼면 지역과 인근에는 250여 농가가 매년 30억 상당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이 농가들에게 오염 물질을 감당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요구이기에 용인에서 발생한 오폐수는 두창이나 이동저수지로 방류하여 용인시 자체적으로 오폐수문제를 해결하라“고 주문했다.

 

김사욱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관계자는 “요식행위로 치러지는 공청회가 아니길 바란다.”며, “벤젠 등 독성물질이 포함된 오폐수로부터 서식지는 보존돼야하고 조류 등 동․식물들은 보호받아야 할 전략적 환경평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관로를 매설해 처리 수를 한천 중류로 방류하는 게 대안이 될 순 없다”며 “고삼저수지 수질에 영향은 적어질지 몰라도 한천에서 농업용수를 끌어 쓰는 농민들에게는 여전히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sk 측 패널들


이에 대해 사업 시행자인 SK측은 ‘반도체폐수처리관련 프로세스’와, ‘특정수질 유해물질 등 배출허용 기준표’, ‘이천하이닉스 방류수시험성적서’등을 보여주며 수질오염에 대한 적절성을 주장했으며, 동식물 관련 ‘서식지의 보존 보호’에 대해 최대한 주민들과 의견을 나눠 반영할 것이란 원론적인 답변으로만 일관했다.

 

박세흥 대덕면 이장단 협의회장은 “하루 36만톤의 오폐수가 방류되면 한천의 수위가 1M정도 높아져 홍수위험도 있고, 오염물질이 포함된 오폐수로 농업용수 오염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니, 용인시에서 해결하라.”고 말했다. 황상열 양성면 노곡2리 이장 역시 “안성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차라리 평택호까지 오폐수를 직접 내보내라”고 요구했다.

 

특히 소병두 미양면 이장단 협의회장은 “전에 안성시에 765kv 송전선로로 인해 전라도까지 가 집회를 했지만 유야무야 희미해진 경우처럼 이번 오폐수 방류문제도 그렇게 흘러갈 수 있어 비대위 입장은 원천적 반대”라면서 “용인시 도시개발과에 반대 입장을 보냈을 때 관계자가 ‘안성시에 보상차원에서 80만평을 주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무슨 이야기인지 이 자리에서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SK측은 모르는 사실이라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광선 양성면 구장리 이장은 “한천하류는 인근 4개 하천이 병합되어 150~200mm의 집중호우 시 침수피해를 고스란히 떠 앉게 된다.”며, “오폐수방류로 수량뿐만 아니라 수질과 수상태도 걱정된다.”고 전했다.

 

허근 안성시 이통장협의회장은 “안성은 평태과 유천취수장관련 안성발전저해요소인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하지만 오폐수의 평택유입으로 평택이 요구하는 평택호 수질개선에 악영향이 갈 수 있어 여러 면에서 안성은 피해만 보고 있어 사업자측은 우선 상수원 보호구역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오폐수방류는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 방청석에서 의견개진을 하고 있는 시민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봉재 고삼면 이장단 협의회장, 김영식 고삼면 꽃뫼마을 이장, 정상진 양성면장, 이상민 금산동 주민, 양성면의 한 이장, 안정열 안성시의회 부의장)


패널들의 의견이 개진되고 이어 방청석의 시민들에게 의견을 묻자 이봉재 고삼면 이장단 협의회장이 “용인시는 총량제해제후 수익자부담원칙에서 오폐수를 처리할 것”을 요구했으며 김영식 고삼면 꽃뫼마을 이장은 “물은 생명이다. 현재 인근 원삼에서 흘러오는 썩은 물과 함께 하이닉스에서 배출되는 오폐수로 인해 고삼주민은 죽으라는 얘기로 철저한 대책이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상진 양성면장은 “고삼호수 쪽에 커다란 환경오염유발이 감지된바, 하이닉스개발지에 ‘완충저류지’를 만들라”고 요구했으며, 이상민 금산동 주민은 “초안부터 안성시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환경영향평가서에 안성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초안을 다시 들고 와 공청회를 열 것”등을 전했다.

 

양성면의 한 이장 역시 “명분 없는 내용을 갖고 안성시에 수긍하라고 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며 “국책사업이라고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면 인근 3개 지역과 먼저 논의하라.”고 말했다.

이처럼 공청회자리에 모인 안성시민은 한목소리로 “깨끗한 물이면 용인으로 흘려보내라”며 오폐수 방류에 대한 반대 의견으로 일관했다.

 

이에 대해 SK측이 "처리 수는 법적 수질 기준에 충분히 부합하지만 반대 의견을 고려해 배출수 처리 과정에 TOC(총유기탄소) 수치를 완화하는 고도산화 처리공정과 다기능 저류조 공정 등을 추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며 "처리 수를 한천 상류가 아닌 10㎞짜리 관로를 매설해 한천 중류로 방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고 설명했으나 반대 의견 일색인 공청회 분위기를 반전시키진 못했다.

 

백승기 도의원 “안성시민 무시한 행위, 사과부터 먼저 하라”

김보라 시장 “오염문제 협조 요구는 무례한 일, 안성시민과 함께 하겠다

 

▲ 백승기 경기도의원


특히 백승기 경기도의원은 “용인시의 무례한 행위에 가슴이 아프다”라며, “(사업자 측에게) 17일 날 미리 말씀드렸지 않느냐, 오늘 공청회는 사업자 측에서 사과부터 하고 시작했어야 하는데, 이렇게 하는 것은 안성시민을 무시한 것”이라고 힐책했다.

 

또한 그는 “지난 1월 21일 고삼에서 열린 주민설명회는 용인 설명회지 안성시민을 위한 설명회가 아닌 무효”라며 “용인시장님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안성시를 깔보지 마세요. 그 사업으로 안성시에 세금 줍니까? 하수도 요금 냅니까? 안성시를 개 무시하는 것이다”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안정열 안성시의회 부의장은 “공청회 과정에서 나온 청미천으로 흘려보내는 안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아 말한다.”라며 “청미천도 안성을 지나고 있어, 청미천 방류도 안 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 시민 자격으로 공청회에 참석한 김보라 안성시장

이날 시민 자격으로 공청회에 참석한 김보라 안성시장은 발언 기회를 얻고 “안성시가 이 문제에 대해 아무 권한이 없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라며 “관리 권한은 용인시가 가지고 있는데 불편한 수질오염 문제는 안성에 와서 협조해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무례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 시장은 “애초 인허가 관리 권한이 있는 용인시에서 공장입지부터 오염 문제까지 먼저 해결해야 한다.”라며, “방류수 처리에 대한 일방적 요구는 무례하며, 안성시는 안성시민과 뜻을 함께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청회는 주재자인 이상문 협성대 교수가 “이날 공청회는 주민들의 의견을 법적 진술로 효력을 발생하게 하기 위한 자리였다.”라며 “토론을 통해 결론을 내는 자리가 아닌 만큼 공청회를 종료하겠다.”며 공청회를 마무리했다 .

 

한편 실제 SK하이닉스는 420억원을 별도로 투입해 방류관로를 지중 매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안성시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중류로 방류한다고 해도 오폐수는 중금속 물질이 강하게 함유될 수밖에 없어 농작물 피해는 비켜가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또한 이날 공청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고려해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한자리씩 띄어 앉은 상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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