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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소금꽃 / 주선미
- 바닥으로 내려앉은 잿빛 하늘 걷어내며툭 터진 곳 찾아다니다 곰소 염전 앞에 선다 떠밀리고 떠밀리다 곰소에 든, 이국의 바다 수차에 감아 돌리고 있...
- 202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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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몽돌 해변에서 / 박재숙
- 해무로 가득 찬학동 몽돌해변 파도는 오늘도바다의 책장을 넘기며밀려왔다 밀려가는데반짝이는 이마를 드러내며내 손에 잡힌 몽돌 하나 천 ...
- 202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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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사람아 / 김영식
- 겸허하게 부를 이름 사람아나는 너의 이름으로 나를 부른다 바람 불어 흔들릴 때나별빛 같은 너에게 눈멀었을 때조차도스미고 또 스며서그렇게 그대...
- 202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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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통점 / 허향숙
- 세상은 유한한 것들의 차지유한한 것들의 연속성이 무한을 이끈다꽃 진 자리에 열매 나고열매 진 자리에 꽃 나고봄 여름 가을 겨울다시 봄, 다시 여름, ...
- 202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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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에스프레소를 우리며(79) / 박창규
- 창문에 부딪히는 빗소리를 초대하여침샘이 마르도록 하고픈 말 나누다가무심코 바라본 찻잔에 떠 있는 그대 모습. 소낙비 기다리던 대지의 설렘처럼목 타...
- 20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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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빈자리 / 안윤희
- ‘있을 때 잘해’대중가요가 가슴에 와 꽂힌다 삼시 세끼 밥하기 싫다 구시렁대도 못들은 척 바닥낸 찬그릇뒤퉁수에 대고 눈을 흘겨도한그릇...
- 20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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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전주횟집 / 윤여선
- 그 집 마당엔 바다가 있다덩치 큰 참돔이 대장 노릇을 하는 한 평 남짓한 바다우럭, 광어 같은 조무래기들은 눈치를 보며 구석으로 슬슬 피해 다녔다 해...
- 202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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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국밥의 서정/박광진
- 삼천 원짜리 국밥을 먹는다 우체국 건물 지하 간이의자 열댓 개 테이블 서넛 길거리 포장마차 같은 퇴락한 조선시대 수도 같은 국밥 전문 한양식당 역사적이...
- 202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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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울 아부지 면발 장단 / 문현숙
- 수타면 뽑아내는 소리와 함께 지낸 내 유년, 아버지 손끝에선 언제나 가얏고 가락 같은 면발이 흘러나왔네잘 숙성된 반죽 한 덩이, 바닥...
- 202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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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내일을 연주해 주세요 / 김사리
- 로드리고, 발밑이 녹기 시작하면 우린 어디로 떠나야 할까요 옹알이처럼 부푸는 풍선을 불다가 공중을 선회하는 계절을 놓쳐버렸어요 봄은 어디 있...
- 202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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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도개 / 최승아
- 송도 철제다리 아래 암석마다 보말이 붙어있다화상딱지처럼 다닥다닥 붙은 청춘을 뜯어내고 싶은 봄날누구나 들추고 싶지 않은 상처 하나쯤 딱지처럼 감추고...
- 202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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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시간을 엮은 생각들 / 김비주
- 캉캉 춤도, 마티스도, 피카소도, 헤밍웨이도 없는파리의 비 오는 밤 가브리엘 천사를 만났지옥수수죽을 끓여서 무희들은 식초를 마시고공마당의 서커스 천...
- 202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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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사는 법 13. / 김영식
- 이렇게 뻔뻔하게꽃향기에 찔리고 포개져치명적으로 취하는 일은부끄러운 일이다 봄빛이 우레처럼 다가오고텅 빈 몸통에어린 햇살이 이파리로 돋는 ...
-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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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페이드아웃 / 강시연
- 늘어진 그림자 베고 누운 고불매古佛梅마늘 싹, 어린 냉이도꽃잎을 손등에 얹고 앉았네살구빛 스웨터 걸친 산수유볕뉘 한아름 안고...
- 202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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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바그다드 카페 / 김두례
- 얼마나 더 가면 바다가 보일까발소리 소란한 생선 비린내 진동하는 시장에도바다는 보이지 않는다새들의 날개가 젖지 않는 골목을 벗어나얼음이 녹고 ...
- 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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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나비는 비에 젖지 않는다 / 최도선
- 시간을 버린 죄로 날개가 꺾였어요비가 오네 궂은비가 서럽도록 비가 오네청산을 떠나 사느라 꽃 핀 줄도 몰랐어 화살 같이 날아가는 시간을 늘 놓...
- 202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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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폴로의 슬리퍼 88 - 생명시 / 송 진
- 잎이 사라진 나무 장화 속에 잠든 장화 파란홍차의 가을 보랏빛 벨벳 꽃 뱀 떼들이 숲속을 노린다 귀마개를 하고 마스크를 했다 아무 일 없는 듯 걸으니 정...
- 202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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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고등어 / 이상주
- 등은 항상 무방비로 버려진 땅이지만무엇이건 등 뒤에서 날아드는 것이 있다면문신으로 감싸두어 멀리서라도 헛걸음 하기를 소원하고 흉내를 내는 일이 익...
- 202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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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손에 대한 생각 / 천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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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손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눈보다 손이 앞서있다
악수를 하여도 명함을 주고받아도
쉴 틈이 없다
그런 손을 난 함부로 하지만
손을 ...
- 20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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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추운 겨울 / 이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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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찾아왔다
내 몸에 감기 바이러스도
찾아왔다
콧물이
주르륵 주르륵
열이
펄펄펄 펄펄펄
내 몸이
아이고야 아이고야
슬퍼...
- 2021-11-04